2025년 현재, 세계 경제는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이제 단순한 관세 전쟁이나 무역 협정을 넘어서, 글로벌 경제 질서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들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친구와의 공급망(friendshoring)’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반면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의 성과를 앞세워 자국 기술력 강화를 지속하고 있으며, 아시아 및 아프리카 신흥국과의 무역 확대를 통해 새로운 경제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전 세계 공급망의 분산화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기업들은 더 이상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다수의 지역에 생산 거점을 분산시키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라는 부담을 안겨주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리스크 완화와 회복탄력성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 남미, 동유럽 등의 중간국가들은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구(IMF)와 세계은행은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8%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비교적 낮은 수치지만 전환기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다만 국가 간 경제 격차는 여전히 심화되고 있어,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세계는 지금 단순한 회복이 아닌, 새로운 경제 질서를 향한 도약의 순간에 있다. 기술, 자원, 인재, 시스템을 둘러싼 경쟁은 이제 국경을 넘어서는 전면전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은 그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